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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 수집 중/자물쇠가 풀린 일기장

Day 2 | 방 콕

by 황상림 2023. 6. 29.

한동안 일에 이리저리 치이며 정신없이 살았다.
이 시대의 n잡러, 돈 없는 예술가로 살아남으려면
남들보다 바쁘게 살아야 한다는 것 쯤은 알지만
터무니없이 모자란 체력이 휴식을 재촉하더라.

오늘은 쉽니다

정말 오랜만의, 온전한 휴일을 보냈다.
막상 예상치 못한 휴식이 찾아오니,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서 망설여졌다,
잔뜩 찌푸린 하늘에 한낮까지 늦잠을 자고 일어나,
빗소리를 가만 들으며 오늘 산책은 글렀구나 생각하며,
브런치를 먹고, 결국 또 일을 했다.
일이라 하기엔 뭐하다. 가볍게 홍보물 제작 정도.
어차피 영상 편집도 내 취미 중 하나였기 때문에
별 부담없이 만들고 업로드했다.
그리고 다른 홍보 매체 조사와
공모전 등등 서치 정도. 이 정도면 노는 거지 뭐,
라고 생각하려다 일에 대한 생각을 끄기로 했다.
몸이 아니라 마음을 좀 쉬게 두자고, 좀!

거의 20년을 내리, 목표에 대한 것만 생각했다.
이렇게 말하면 나이 들어 보이겠지만, 필자는 아직 20대다.
그러니까, 유년기부터 공부에 미친 듯이 매진하고
진로가 결정되고 나서는 그 일에 목숨 걸며 살다 보니
쉬는 법을 배우지 못한 채 살아왔던 것이다.
친구들과 새벽까지 술을 마셔도 아침 일정을 소화했고,
이젠 그럴 체력이 안 되니 약속을 줄이고 일만 했으니,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낙인 나로써는
이 혼자만의 휴식이 어리둥절할 따름이었다.

다이어트는 내일부터

에라 모르겠다, 커피와 크로플을 시켰다.
단 게 너무너무너무 땡기던 요 며칠이었기에
오늘만이라도 나를 대접해주고 싶었다는 핑계.

오레오 크로플은 사랑입니다.


그러고는 미드를 보고, 폰 게임도 오랜만에 조금 하고,
독서를 한참 하다 보니 어느덧 밤이었다,
‘백조와 박쥐’ 라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
언젠가 리뷰도 하겠지만, 아직 절반만 읽은 정도.
스포까지는 아니지만, 너무 순조롭게 자백이 나와서
본격적인 이야기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것 같다.

생각보다 비는 너무 빨리 그쳤다.
는개비 정도야 내리는 것 같았지만, 빗소리가 잦아들어
집은 다시금 적막에 잠겼다. 역시 혼자는 쉽지 않았다.
이런 날이면 혼자서도 잘 노는 집순이들이 참 부럽다.
없는 약속을 만들어 나가기엔 체력이 없고,
집에만 있자니 역시 좀이 쑤시기에.

내일도 다행히 일정이 한가하다.
내일은 어떻게 좀 더 알차게 놀지 고민해봐야지.